삶의 영원한 딜레마, 선택 choice

블링크 | 소통


2009/07/14 20:18

어떠한 순간에도 또 다른 선택의 기회는 온다

프루스트의 시 <가지 않은 길>을 굳이 거론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살아가면서 흔히 내가 선택하지 않은 길에 대해 상념의 나래를 펴곤 한다. 그때 내가 전공을 달리 선택했더라면... 혹은 그때 소개팅 자리에 나가지 않아 지금의 아내 혹은 남편을 만나지 않았더라면... 혹은 이 직업을 택하지 않았더라면, 과연 나는 어떻게 살고 있을까?

이런 상상이 비단 현재의 내 모습에 만족하지 못하는 살마이나, 인생에 커다란 실패를 맛본 사람만의 것일 수는 없다. 인간만이 누릴 수 있는 '상상하는 즐거움'을 포기할 사람은 없을 테니 말이다.

소설이나 영화라는 장르도 어쩌면 이러한 '가지 않은 길'에 대한 인간의 상상과 호기심이 만들어낸 장르일지 모른다. 빽빽이 적히 활자와 현란한 빛이 만들어내는 스크린이라는 환상 속에서 우리는 현실 우리처럼 심각한 선택상황에 직면해 갈등하고 고뇌하는 살마들을 만날 수 있다. 이야기를 통해 선택의 의미를 생각해 보자.


선택, 기회의 또 다른 이름

누구든 이것과 저것 사이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면 웃어도 좋다.
불가피하게 맞닥뜨린 선택의 순간이라 할지라도 그 앞에는 이미 어떤 기회가 펼쳐진 것이기 때문이다.
노르웨이 극작가 입센의 희극 <인형의 집>에 나오는 주인공 노라가 편안하고 안락한 생활이 보장되는 '인형'의 삶을 버리지 않았다면, 책임있는 한 인간으로 살수 있는 기회는 평생 오지 않았을 것이다.

또, <홍길동 전>의 길동 역시 호부호형을 하지 못하는 조선시대 신분제도에 순응하여 어머니와의 가슴 아픈 이별을 감행하지 않았다면, '활빈당'이나 '율도국'이라는 자신의 포부를 펼칠 기회를 얻지 못했을 것이다.
선택의 상황이 혼란스럽다고, 혹은 힘들다고 피할 일이 아니다.
자신에게 주어진 선택의 결정권을 통해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이끌 수 있는 또다른 기회를 만들어 나간다고 생각한다면 선택의 순간이 즐겁게 느껴질 것이다.


선택, 뜻하지 않은 결과와 고뇌

그러나, 자신이 결정한 선택이 항상 좋은 결과만을 가져올 수는 없다.
생각보다 훨씬 좋지 않은 결과를 가져왔을 경우, 그것이 마냥 가능성을 내포한 기회였다고 생각되지는 않을 것이다.
달콤한 기회였던 그 선택은 금새 쓰디쓴 후회나 원망이 되어 자신은 물론 다른이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특히, 선택의 결과가 큰 영향력을 갖는 경우 그 강도는 더욱 커지고  오래갈 수 밖에 없으며 심지어 인생 전체가 회복 불가능한 나락으로 떨어지는 경우도 있다.

문학작품에서도 이러한 예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숙부가 아버지를 죽이고 왕위를 빼앗은 뒤 어머니와 결혼 했다는 사실을 알게된 햄릿은 "죽느냐 사느냐, 이것이 문제로다"라는 대사로 자신의 선택에 앞서 감당하기 힘든 고뇌를 보여주었고 그 고뇌의 결과로 결국 복수를 감행하는 쪽을 선택함으로써 그는 비극적 최후를 맞게 된다.
클레오 파트라 역시 자신의 야망과 권력욕을 실현해 줄 상대로 옥타비아누스가 아닌 안토니우스를 선택함으로써 생을 비극적으로 마감하게 된다.


결과, 마음과 태도가 만든다

오랜 시간 동안 차곡차곡 쌓아온 삶의 기반을 송두리째 잃어버릴 수 있는 무모한 선택을 하는 경우도 더러 있기는 하지만 문학이나 영화에서처럼 잘못된 선택으로 인해 생존까지 위협받는 상황은 사실 현실에서 그리 자주 벌어지는 일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그 상황에서도 또다른 선택의 기회는 있게 마련이라는 것.
그러므로 이런저런 기회비용을 잘 따져서 후회 없을 최선의 선택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선택의 결과를 앞에 두고 자신이 취하는 태도나 행동역시 중요하다.
결과에 대한 태도나 행동 역시 자신의 다른 선택일 수 있고, 그 선택 또한 또 다른 결과를 불러올 것이 뻔하기 때문이다.
선택에 대해 후회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지만 그것을 교훈으로 삼아 더 나은 결과를 얻기위해 노력하는 것도 하나의 선택이다.

지금의 내 모습이 마음에 드는가?
현재의 내 모습은 내가 과거에 내린 선택의 결과물이므로 마음껏 자신의 지난 선택에 감탄하라.
혹, 지금보다 더 나은 자신의 모습을 꿈꾸는가?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부터 겪게 될 수많은 선택에 신중하자.
그 선택으로 미래의 자기모습이 결정될 것이니 말이다.